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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목 : 김해허씨 허왕후의 DNA

  •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 허씨의 고향은 인도 남동부 아요디아시(市)다. 그곳에 세워진 허왕후비에 후손들인 김해 김씨, 김해 허씨, 인천 이씨 일행이 해마다 참배하고 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보면 서기 48년 김수로왕은 김해 앞바다에 표착한 아유타국의 여인 허황옥을 맞아 비(妃)로 삼았다 했는데, 그 아유타국이 어디며 그 먼 타국에서 어떤 사연과 경로로 김해 앞바다까지 흘러왔는지를 살핀다는 것은 역사에 대한 대탐험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고고학자인 김병모(金秉模) 교수가 30년에 걸쳐 추적, 허 왕후의 뿌리를 찾아내어 그곳에 허 왕후 고향비를 세우기에 이르렀는데, 얼마 전 한국유전체학회에서 서울대 의대교수진이 허 왕후의 후손 유골의 유전물질(DNA)을 분석, 북방계가 아닌 남방계임을 확인함으로써 그 역사적 궤적을 유전학적으로 입증했다.

    인도 고지도에 나와있는 아요디아의 옛 지명 아유타국에서는 1세기에 북방 월지족(月氏族)의 남침으로 지배층이 쫓겨나 중국 서남 고원지대를 거쳐 사천지방인 촉(蜀)나라에 정착했다. 허 왕후의 능비에 ‘보주태후(普州太后) 허씨릉’이라 쓰인 데서 허 왕후가 보주(普州)란 곳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사천성 안악현(安岳縣)의 옛 지명인 것을 알아냈다. 그곳에서 서기 48년, 전 해에 반란이 일어나 허 왕후는 창장(長江)에 배를 띄워 다시 피란길에 오른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인도 소녀인 왕후는 오빠와 더불어 삼협(三峽)을 거쳐 황해로 나와 김해 앞바다에 이른 보트 피플이었던 것이다. 이 허 왕후의 이동 지역을 꿰는 문화의 공통분모로 김 교수는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 바라보고 있는 쌍어(雙魚)신앙을 들었다. 아요디아의 사원이나 풍물에 쌍어가 흔하고 보주에서도 확인됐으며 김수로왕릉의 정문에도 이 천축문화인 쌍어가 새겨져있다. 허 왕후의 오라버니인 장유화상(長遊和尙)이 세웠다는 은하사(銀河寺)에도 두 쌍의 쌍어를 찾아볼 수 있다.

    언어학자로부터 가락이라는 말이 인도 고대어에서 물고기를 뜻한다는 것도 알아내어 허 왕후의 궤적을 언어학적으로도 입증했다. 고고학이나 역사의 쟁점들이 이처럼 유전학으로 해결될 길이 열려 기대를 부풀게 하는 허 왕후의 DNA다.

    2004년 8월 26일
    조선일보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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